선생님들 안녕하세요.
매번 다른 선생님들의 수강 후기만 정독하면서 얼른 이 글을 쓰게 될 순간만 기다렸는데
드디어 저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지다니.. quick result, 1주일 뒤 합격 여부까지 다 확인했는데도 얼떨떨합니다.
임상경력이 있어서 시작은 다소 가벼운 맘이었지만 너무나 방대한 양에 맘 잡고 공부 시작한 지 불과 몇 시간만에 정말 말 그대로 눈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제 경력으로는 모성, 아동, 정신, 신경이 정말 마이너한 파트라 모르거나 헷갈렸던 내용을 배울 때 조금이라도 즐길 수 있었는데 주력이라 생각했던 순환기, 호흡기, 신장에서 무너지니 '내가 이렇게까지 모르는 게 많았나?', '이게 이렇게 하는 게 아니었다고?' 라는 질문만 되뇌고 시간이 다가올 수록 초조함이 극에 달했습니다. 심지어 너무 긴장해서 당일 아침 7시까지 밤을 샜는데 바보같이 아침에 선잠이 들어서 수험장에 딱 정각에 도착하기도 했습니다.. 마침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 + 9시 시험인데 8시50분에 일어난 나 + 10시 체크아웃 모든 게 다 겹쳐서 고사장 도착하고 나서도 정신 못차리고 사물함에 여권 넣고 모자 쓰고 입실하기까지.. 처음엔 헤드셋을 쓰고 쳐야겠다 싶었는데 시험치는 내내 제 심장소리 밖에 안들려서 오히려 쉼호흡만 몇번을 했는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강의에서 알려주신 문제 풀이 방법으로 하나씩 접근했더니 정확히 이것이 왜 오답이고 이것이 왜 정답인지 구분할 수 있었고 이 기세를 이어 85번 문제를 마지막으로 화면이 종료되었습니다. 후다닥 뛰어가느라 몰골은 말이 아니었지만 붙었다는 확신으로 PMO 건물을 나설 수 있었고 비 갠 하늘보면서 신주쿠의 포토스팟 고질라 얼굴이랑 3D 고양이 구경을 시작으로 일본 여행 잘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기본 개념이 있다고 생각하여 ㅇㅇㄷ 문제풀이를 먼저 시작했는데 임상과 함께 병행하다보니 거의 다 풀지도 못했고 머릿속에 제대로 정리된 개념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나마 정리한 것으로 개념을 다시 잡을 지 새로운 문제풀이 과정을 경험해볼 지 고민하다 이화의 예상문제풀이과정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시험 마지막 1달 동안 자투리 시간을 모두 활용하여 꼬박꼬박 정리했고 최대한 많은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최소 1.4배속, 빠르게는 2배속으로 수강했습니다. 노트를 만들기엔 시간이 촉박하여 강의내용을 출력한 강의자료에 바로 필기하여 수시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액기스 강의 + 문제풀이 과정이 마치 궁극기를 만난 듯하여 너무 행복했지만 그만큼 그전에 공부하지 못했던 부분이 너무도 많다는 걱정으로 이어져서 자연스레 잠을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상포진이 올 정도로 체력이 바닥을 쳤고 나중에는 다 못듣고 시험을 풀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시험 마지막 한 달을 꼬박 그렇게 보내니 몸도 맘도 너무 지쳤지만 시험 문제를 접하면서 너털웃음 지을 수 있었던 건 배운 내용에 맞춰 하나씩 해결하고 있는 제 자신을 느낄 수 있었고 시험이 이어질 수록 합격이라는 확신이 들었으며 더불어 이화를 만나지 못했다면 시험은 아마 떨어졌을 거라는 감사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화를 만난 건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선생님:) 합격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합격 축하드려요~!!! ㅎㅎㅎ